처음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이준석(36)이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다고 했을 때 또 관심 끌려고 하는가보다 생각했을 것이다. 그는 한번도 국회의원에 당선 된 적도 없고 당에서 최고의원을 지낸 정도로 당내 스팩이 그리 많지 않다. 하버드대 출신 20대 정치 신인이라는 것 때문에 처음엔 이목을 좀 받았지만 안철수, 박근혜, 유승민 등 중진 정치인들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것처럼 보여 이미지는 그리 좋지 않았다. 학벌도 좋고 나이가 어리니 정치권에서 적당히 인맥을 쌓고 사업을 하거나 중견기업에 스카웃 되기 바라는 거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그런 그가 지금 국민의힘 전당대회 돌풍을 일으키며 더불어민주당을 괴롭히고 있다.
지난 4.7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민주당으로서는 이준석이 달갑지 않다. 그동안은 2030은 당연히 진보 정당에 표를 주는 게 불문율이였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그 불문율이 깨진것이다. 2030세대에게 외면당한 민주당은 당황할 틈도 없이 이준석이란 인물이 급부상하면서 보수정당이 상대적으로 젊어지는 이미지를 가져가게 됐다. 2030세대가 한 번 정치색을 결정하면 꽤 오랫동안 그 정치 이념이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2030세대의 지지를 얻어야 이들이 중년이 되고 노년이 될 때까지 그들의 지지를 안고 갈 수 있다. 90, 2000년대 2030이었던 세대가 4050중년이 된 지금까지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다.
정세균 전 총리의 갑작스런 장유유서 발언은 민주당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준석을 견제하는 의미로 발언한 것으로 보이지만 시기가 적절하지 않았다. 시기를 떠나 이제 그런 구태적인 말을 젊은 세대는 달가워하지 않는다.
이번에 조국이 회고록을 출간했다. 이 출간은 울고싶은 민주당의 뺨을 때린 게 아닐까 싶다. 아직 재판 중에 있지만 조국사태로 불릴만한 여러 좋지 않은 사건으로 공정과 정의를 외쳤던 민주당이 2030에게 외면 받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게 지난 4.7 보궐선거에서도 투표로 결과가 나왔다. 재판에서 묵비권으로 일관했던 조국이기 때문에 이번 회고록을 두고 당 안팍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지지자들은 일단 회고록을 계기로 다시 조국 지키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SNS를 보면 소규모 집회도 진행되는 것 같다.
조국이 법무부장관 내정자로 지목되면서 불거져 나왔던 여러 의혹들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까지 내려갈 정도로 파장이 컸다. 그 후로 조국의 뒤를 이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조국을 지키겠다며 공격적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압박하면서 오히려 윤석열을 유력 대권 주자로 치켜 세워주는 결과를 낳았다. 이 또한 민주당의 악재가 아닐 수 없는데 이번 조국의 회고록 출고로 다시 조국 사태가 수면위로 오르며 2년 전으로 돌아가는 게 아닐까 민주당은 노심초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졌다.
6월 10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민주당도 스텐스가 결정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국민의힘 당대표가 나경원이나 현 중진의원 중에서 된다면 민주당으로서는 한 숨 돌릴 수 있지만 혹시라도 이준석이 된다면 민주당도 계산이 복잡해 진다. 국민의힘도 해낸 세대교체를 민주당이 외면한다면 꼰대 정당으로 이미지가 굳어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여야 중진들과 젊은 이준석의 대결로 흘러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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