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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의 부산대 의전원 합격 취소 결정, 입시에 유독 민감한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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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기사 >

"무 엿 먹어 보라"

일명 무즙 파동이었다. 1964년 12월 대한민국은 65학년도 중학교 입학(학력)고사의 정답을 발표한 후 발생한 사건이다. 시험 문제는 간단(?)했다. 엿을 만드는 과정 중 올바른 것을 고르는 것이었다. 엿을 만드는 과정에서 엿기름 대신 넣어도 되는 것을 묻는 질문의 보기는 1.디아스타제, 2.꿀, 3.녹말, 4.무즙이었던 것. 여기서 출제자가 원하는 답은 1번 디아스타제였다. 나머지는 당을 만들어내는 성분이 없다고 본 것. 4번 무즙을 선택한 학생들은 오답처리 됐고 한 문제 차이로 중학교 입학에 낙방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학부모 항의가 커지자 서울교육감은 무즙으로 엿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증명하면 무즙을 선택한 학생들을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하자 학부모들은 실제로 솥단지를 들고가 여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엿을 만들어낸 것이다.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 일인데도 이 사건은 방송계에서도 심심찮게 언급되는 큰 사건이었다. 대학 입시가 아닌 중학교 입시부터 이렇게 치열했다. 이 사건은 중학교 입시를 폐지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유례 없는 치맛바람으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씨의 입학을 취소하기로 결정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과 정치권 반응

정경심의 1심 재판이 유죄로 나온 이후 조민씨의 부산대 입학을 취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주장에 부산대는 재판부의 결정을 보고 결정하겠다며 판단을 유보했었다. 조민씨 입학 취소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과거 최순실의 딸 정유라를 예로 들었다. 이화여대는 정유라의 입시에 유리하도록 닷세 후에나 취득한 금메달을 반영할 수 있게 원서 접수일을 미뤄줬다는 의혹이 있었다. 나중에 이것이 문제가 돼 정유라는 특혜 입학이라는 논란에 휩싸였고 이화여대는 입학을 취소했다. 이후 고등학교 학력까지 취소되면서 현재 중졸이 됐다. 이때는 최순실이 재판 중이고 박근혜는 탄핵 선고를 앞두고 있던 중이었다. 정유라는 20살 나이에 혼자 갓 출산한 상태였지만 정치권과 여론은 냉정했다. 그러니 표창장 위조가 뭐 그리 중요하냐며 조민을 두둔하는 민주당 의원들과 조국 지지자들에게 국민들 실망이 더 커진 것이다. 특히 공정을 외치던 자들의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멘스, 남이하면 불륜)에 청년세대의 배신감은 더 컷으리라.

 

일명 조국사태 초기에 조국을 변호하기 위해 어느 여권 관계자는 교수들끼리 부탁하면 얼마든지 만들어 줄 수 있는 그런 표창장을 뭐하러 위조하겠냐는 발언으로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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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라. 출처 : 연합뉴스 >

2심에서 정경심이 유죄로 판결되고 나서야 부산대는 조민의 의전원 입학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사유는 모집요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녀의 의사면허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의사면허는 복건복지부에서 심의 후 박탈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한다. 부산대가 입학 취소하기로 결정한 것이지 아직 취소한 게 아니기 때문에 복지부도 당장 할 수 있는게 없는 상태다.

< 정청래 의원 SNS >
< 시사포커스 >

 

부산대가 조민의 입학 취소를 결정한 후 가장 적극적으로 조민을 변호하고 있는 사람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현재 교육부 장관은 유은혜 장관이며 같은 당 소속이다. 정 의원은 부산대 일부 보수적인 교수들이 문제제기를 했을 거라며 확증편향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조민은 의전원 졸업 후 정 의원 부인이 근무 중인 한일병원에 합격해 특혜 의혹이 있기도 했다. 옛말에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매지 말라는 말이 있다.

 

 

선택적 정의, 불공정에 분노한 2030

3년 전 숙명여대 쌍둥이 자매 시험문제 유출 사건이 있었다. 이때도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다. 교사인 아버지가 시험문제를 유출해 자녀들이 시험을 치루게 했다는 혐의이다. 아버지 현씨는 3년 형을 선고 받았고 쌍둥이 자매는 집행유예를 받은 상태다. 재판 과정에서 이들 자매는 반성하지 않는 뻔뻔한 태도에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키웠다.

 

"돈도 실력..."이라고 했던 정유라에 청춘들은 분노했고 교사인 지위를 이용해 불법을 동원해 자녀의 시험에 부당한 편의를 제공한 부모, 일명 엄빠 찬스로 어렵지 않게 대학에 척척 붙은 조민. 삼성 이재용의 아들이 다녀서 유명세를 탔던 영훈국제중학교의 성적 조작 사건도 있었다. 이 밖에도 입시 문제 관련해서 국민을 분노케 했던 사건은 꾸준히 있어 왔다. 사회적으로 시끄러웠지만 여전히 그런 입시 비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 뉴데일리 >
< 한겨래 >
< 한경 >

그런 이번 조민 사건에는 이상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입시 비리 사건에 정치권이 개입되면서 찬반 여론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국민들의 분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그건 아마도 조민이 조국 전 장관의 딸이기 때문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에 마음의 빚이 있다고 직접 언급한 후로 정치권은 조국과 문재을 동일시하는 친문 계파 중심으로 조민의 입시비리를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있는 분위기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조국을 보호하고 이에 정치권 실세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조민을 옹호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청춘들은 어떤 생각이 들까? 누군가의 특혜는 누군가의 인생을 빼앗는 일이다.

곧 우리나라는 입시철이 된다. 수시 모집과 수학능력평가 시험을 앞두고 있다. 대학의 입학 정원은 한정 돼 있다. 누군가 특혜로 입학하면 누군가는 억울하게 떨어져야 한다. 그런면에서 우리 국민은 입시에 관한한 유독 더 민감하게 공정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아마도 우리 청년들이 바라는 건 비록 대통령의 총애를 받는 전직 장관의 딸 일지라도 당국은 다른 입시비리와 같은 잣대를 적용해 처리해 주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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