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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에 윤석열 출연으로 비난받고 있는 유재석을 보니 이명박의 언론탄압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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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은 2008년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리고 그가 무엇보다 발빠르게 시행한 게 언론탄압이었다. 월권을 행사하면서까지 KBS, MBC, YTN 사장 등을 교체하고 보도 가능한 공중파 방송 전체를 장악했다. 그것도 모자라 미디어법 개정을 통해 종편을 탄생시켰다.

방송국이 이명박 정권에 장악되고 친보수 안나운서들이 데스크를 차지하고 교양, 예능 가릴 것 없이 하루아침에 진행자와 PD가 바뀌기도 했다. 방송 제작은 언제까지나 PD의 고유권한으로 알고 있었지만 윗선의 지시 한 번에 방송 전체가 달라지거나 친정부 인물로 제작자가 교체 가능했다.

그 후 10년 여가 흘러 종편은 완전히 우리나라 메이저 매체로 자리잡았고 언론의 막강한 힘으로 대통령을 만들 수도 있고 탄핵을 유도 할 수도 있는 대한민국 실세가 됐다. 공중파는 레거시 미디어의 관습이나 규제가 남아 있어 표현에 제약이 따랐지만 종편, 케이블 방송에서 연예인들이 자유롭게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게 되면서 시청자들에게 더 자극적인 장면을 송출하며 시청률을 끌어올렸다. 지금은 공중파 방송이 종편을 따라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tvN의 유퀴즈온더블럭이란 방송에 윤석열이 출연한 것을 두고 뜻하지 않게 진행자인 유재석이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 과거의 사례로 봤을 때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분명 문제는 있다.

유퀴즈온더블럭은 가능하면 사전 섭외를 최소화하고 길을 걸어다니면서 우연히 만나게 된 시민을 즉석에서 섭외해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방송이었다. 평범해 보였던 사람도 막상 속 깊은 이야기를 하다보면 수 많은 사연을 안고 살고 있으며 감동을 주기도 했다가 슬프기도 했다고 기쁘기도 했다가 출연자와 시청자가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2년 코로나로 인해 길거리에서 즉석 섭외가 어려워졌고 시청자가 궁금해할만한 다양한 직업을 갖은 사람을 섭외하게 됐다.

JTBC 뉴스 캡쳐


문재인, 이재명 출연 시청은 거부했다가 윤석열의 신청은 받아들여졌다는 사실만 놓고 보면 시청자로서 굉장히 불쾌하고 불고정한 상황이다. 그런데 비난의 화살이 유재석을 향하고 있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유재석을 오래 지켜 본 사람이라면 그가 어떤 성향의 사람이란 걸 알 수 있다. 안티 없는 연예인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유재석도 생각보다 많은 안티를 갖고 있었다. 워낙 유재석 팬이 많기 때문에 수면위로 떠오르지 못했을 뿐이다. 그런데 최근 대선 패배의 화풀이를 유재석에게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비이성적인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있다.

메인 MC로서 대본을 미리 숙지해야 하는 입장에서 유재석이 진행하고 있는 방송에서 연예인 게스트 정보를 미리 알고 있다고 해서 과연 그가 현직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인, 여당의 대통령 후보의 출연을 자기 입맛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아마도 유재석에 대해 크게 오해하고 있는 듯 하다.

본방송은 못 보고 짧은 영상을 몇 개 봤는데 어느 때보다 유재석의 진행이 매끄럽지 못한 걸 알 수 있다. 누가봐도 대본을 사전에 미리 숙지하지 못한 것이다. 그의 20년 내공이 아니였다면 과연 그렇게나마 진행 할 수 있었던 연예인이 몇이나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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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 캡쳐


소속사 안테나(유희열)의 대응에 조금 아쉬움이 있다.
유재석을 영입한 안테나는 얼마 후 소속사를 카카오엔터에 매각 후 지분 100%를 재투자 하면서 대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유재석과 유희열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지만 유재석 본인이 소속사나 다른 여타 기업들과고 지분관계로 엃히는 걸 매우 조심스러워한다. 과거 소속사 분쟁으로 인한 힘겨운 싸움을 한 적이 있는 그다. 그런 유재석이 이번에 카카오엔터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주주가 됐다.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또 시간차를 두고 유재석의 애제자로 통하는 이미주(러블리주)를 영입하게 되면서 여러 구설수에 시달려야 했다. 안테나는 실력있는 가수들이 주로 소속 된 회사였고 예능인은 유재석이 처음이다. 유희열과 유재석을 오래 지켜봤던 팬들이라면 이런 상황들은 오비이락이고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 연예계는 증권가의 찌라시도 워낙 극성이기 때문에 소문을 무작정 다 믿기 어렵다.

유재석과 소속사의 구설수가 가라앉기도 전에 악재가 또 터졌다. 팬의 입장에서도 답답하고 악플러들에게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러니 당사자들 심정은 오죽할까 싶다. 팬의 입장에서는 소속사가 악플러들을 하루빨리 고소고발해서 소속 연예인을 보호해 주기를 바라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소속사가 다소 감정적으로 대응한 게 아닌가 싶다. 고소고발을 언급했을 때 협박성으로 보였다. 최근 많은 국민들이 선거 후유증으로 예민한 상황이다. 그래서 작은 자극에도 크게 반응하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고소고발은 조용히 준비하고 있으면서 CJENM 측게 접촉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연예인은 언제나 을(乙)이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세상에서 가장 쓸데 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이라는 말이 있다. 연예인은 아무리 힘든 일을 겪더라도 결국엔 (너 보다)잘 먹고 잘사는데 뭐하러 걱정하느냐는 것이다. 그 말에 공감한다. 연예인이란 직업이 겪어야 하는 고통도 있지만 그 대가로 상당한 출연료를 받는 것도 모두 틀렸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연예인이란 직업도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유재석도 X맨, 무한도전 등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을 때 조차 소속사로부터 출연료를 떼여 10년 여의 소송을 진행한 적이 있다.

지금은 방송계에서 그때보다 더 거물급 연예인이 됐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과연 유재석이 방송계에서 갑(甲)질을 할 수 있을까? 그렇게 믿는 사람은 문재인, 이재명은 출연 거부당한 방송에 윤석열이 출연한 것이 화가 나는데 어디 화풀이 할 때는 없고 진행을 맡았던 만만한 유재석에게 비난의 화살을 꽂고 있는 것이다. 아마 PD도 이름과 얼굴이 잘 알려진 스타PD였다면 실명이 거론되면서 그 화살을 유재석과 같이 맞고 있었을 것이다. 유재석은 그렇게 방송국에서도 을(乙)이고 시청자들과의 관계에서도 을(乙)이다. 아무리 능력이 있고 돈을 잘 벌어도 을의 위치라는 건 언제나 위태롭다. 유재석은 지금 일 안해도 평생 먹고살만한 돈이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고 그가 방송계를 떠나게 된다면 그건 정의로운가?

글 첫머리에 이명박의 언론탄압 사례를 봤듯이 방송국 최고 책임자의 의향에 따라 방송 제작이 좌우될 수 있다. 더군다나 tvN은 CJ계열사로 종편처럼 사기업에서 운영하는 방송이다. 유재석은 단지 계약된대로 자기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프로 방송인이다. 과거 무한도전이 이명박근혜를 풍자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대리만족을 느꼈다. 출연자들이 직접 정치적 발언을 한 게 아니라 자막으로 처리했다. 당연히 방송국과 정치권의 압박이 있었지만 당시엔 PD가 모든 책임을 졌고 팬들이 무한도전을 지켰다. 당시와 지금 차이가 크다. 지금은 제작진이 유재석 뒤에 숨고있는 모양새다.

윤석열이 방송에 출연했고 유재석이 진행을 맡았다는 이유로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는데 이런 게 전형적인 을(乙)끼리의 싸움이라고 본다. 왜 윤석열 측이나 CJ를 상대로 항의하지 못하나. 유재석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비겁하다는 생각 들지 않나? 유재석이 방송을 하차하면 속이 좀 후려해 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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