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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은 성공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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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광화문 촛불집회

 

2016년 광화문은 뜨거웠다.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분노한 국민들이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이렇게 많은 국민이 거리로 나왔던 적이 있을까 싶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2008년 이명박의 미국산 쇠고기수입 강행 때도 국민들이 대규모 촛불집회를 했지만 이렇게까지 많은 국민이 하나된 마음으로 국정농단에 분노를 표출하기는 처음이었다.

 

박근혜 탄핵 심판은 헌법재판소에서 했지만 그건 국민의 뜻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국민은 박근혜를 헌법재판소에 세우고 새 정부를 탄생시켰다. 그게 문재인 정부였다. 문재인 정부는 그 어느 때 보다 무거운 책임으로 국정을 수행하고 국민이 요구하는 개혁과제를 달성시켜야 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과연 국민의 바람대로 개혁정부였을까?

 

출처:헤럴드경제

이제 임기 한날도 남지 않은 문재인의 지지율은 44%로 역대 퇴임 대통령 중 가장 높다. 많은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실망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투표했다. 그런데 퇴임하는 대통령이 윤석열 당선인 보다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있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니 하고싶은 거 다해"

문재인은 2017년 취임 후 지지율이 90%에 육박할 만큼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부패한 곳이 검찰, 언론, 기업이라고 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에도 적폐청산을 최우선 과제로 국민과 약속했기 때문에 부패한 기득권이 좀먹고 있는 나라의 체질을 바꿔나갈 것을 기대했다. 그러려면 나라가 한창 시끄럽겠구나 누구나 각오하고 있었다. 문재인과 민주당이 언론과 검찰의 맹공을 받으며 위기에 처하더라도 국민은 언제나 힘을 보탤 준비가 되어 있었었다. 그런데 임기 3년이 되도록 나라는 조용했다. 평화로웠다.

이니 하고싶은 거 다 하라는 국민의 묻지마 지지는 국가 개혁에 필요한 모든 일을 하라는 요구였지만 문재인은 하고 싶은 일만 했다.

 

의전에서 나오는 지지율

문재인에게 있어 가장 핵심적인 인물은 탁현민을 빼놓을 수 없다. 선거운동 부터 퇴임까지 문재인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던 인물이다. 그의 의전 연출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누군가 박근혜가 대통령 되면 의전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던가? 실제로 겪어 보니 문재인이 그랬다. 중요한 국가 행사에도 대통령이 주인공이었다. 사진 한 장도 연출되야 했고 언론을 통해 보여지는 모습은 완벽해야 했다. 의전을 우선하다 보니 국민과의 직접 소통은 줄었다. 이렇게 얼굴보기 힘든 대통령이 역사상 또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신비주의였다. 갓 데뷔한 아이돌처럼 좋은 모습만 보여주다 보니 지지율은 오르지만 국민이 기대했던 국가개혁은 이뤄지지 않았다.

 

포기하지 못한 국민의 개혁의지

21대 총선(2020)에서 국민은 민주당에 180석을 몰아줬다. 선거법개정이나 공수처법처리 등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국민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했지만 국민은 그래도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 절대적인 권한을 몰아줬다. 윤석열이 무리하게 조국 수사를 밀어부치면서 장관 임기 한 달 남짓만에 사퇴하고 난 직후라 국민들은 사법개혁을 더더욱 원했을지 모른다. 문재인 대통령의 60%가 넘는 높은 지지율과 민주당 의석 180개면 뭘 해도 되는 때였다. 민주당은 180석으로 뭘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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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좋아하는 말은 아니지만 문재인은 "보신주의"로 5년을 보냈다.

그의 임기 절반은 팬데믹으로 위기속에서 임기를 마치게 됐다. 그 전에도 그랬지만 국가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할 때는 뒤로 숨고 2인자가 나와서 국민의 질타를 대신 받게 했다. 팬데믹이 공식화 되면서 질병관리청을 장관급으로 승격해 정은경을 승급시켜 준 것 말고는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서 위기극복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던 모습이 거의 없다. 윤석열이 총장 시절 조국에 대한 무리한 수사를 강행 할 때도 임명권자였던 대통령은 그를 믿는다는 발언만 할 뿐 중제 노력이 보이지 않았다. 그 전에 조국의 의혹들에 대해 국민들 반감이 생길 때도 그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는 발언으로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윤석열과 조국의 대립 관계 속에서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중제 노력를 해서 국민 분열과 국정혼란을 막았어야 했다.

 

높은 지지율로 퇴임한 대통령으로 역사가 기록 할 것이니 문재인 개인으로서는 영광이고 성공한 5년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이끌었던 대한민국 정부 5년은 실패했다. 2016년 그 많은 촛불과 국민의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했다. 세월호 진실규명이나 검찰, 언론개혁, 경제 민주화 등 기득권의 저항이 당연할 어려운 싸움에는 몸을 사리고 민주당 180석으로는 계파 싸움이나 하고 문재인 지지율에 기생하는 것 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국민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고 민주당에서 돌아섰다. 그결과 윤석열이란 괴물이 탄생하게 됐다.

좋은 대통령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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