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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과 단일화로 "또철수" 이미지 굳힌 안철수, 사실상 정계은퇴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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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원순, 안철수

2009년 MBC 예능 "무릎팍도사"에 출연하면서 안철수의 인기는 급상승한다. 노무현 서거 이후 진보 진영 지지자들과 정치권은 의지할 곳을 잃었다. 그때 안철수가 등장했고 사람들은 그에게 열광했다. 순식간에 인기가 급상승했고 정계진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의 열망과 다르게 오랜 시간 이렇다 할 반응이 없었다.

 

사람들이 안철수를 필요로 할 때 그는 오랜 침묵으로 일관했고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깜짝 등판했다. 유력 후보로 박원순 전 시장이 있었지만 지지율로 보면 안철수가 10배 가까이 앞서고 있어 출마를 결심만 하면 당선은 거의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안철수의 첫 정치 행보는 서울시장 후보 양보였다. 사람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안철수가 망설이는 동안 민주당 진영엔 문재인 대통령이 대권 주자로 부상하면서 안정을 찾았다. 확실한 자기 주장 없이 분위기 봐가면서 간보는 안철수와 양보 이미지는 이때부터 생겨나기 시작했다.

 

2012년 안철수

 

2012년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안철수는 다시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를 놓고 경쟁하게 됐지만 그는 단일화 없이 끝까지 완주 할 것을 공언했었다. 그리고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돌연 문재인과 후보 단일화를 선언하고 투표 당일 아침 일찍 외국으로 출국했다. 설마설마했던 안철수 지지자들의 실망은 이때도 컸지만 이후 국민의당을 창당하고 호남 등에서 40석의 의석을 얻으며 그가 외쳤던 새정치, 다당제를 실현하는 듯 했다. 민주당은 호남의 정치 기반을 국민의당에 빼앗기는 것이 아니냐 했지만 안철수는 돌연 유승민이 이끌고 있던 바른미래당과 합당하게 된다. 안철수의 예측하기 어려운 행보에 지지자들도 갈팡질팡했다.

 

2017년 대선에 또 출마한 안철수는 처음으로 대선을 완주했다. 이때부터 비로소 안철수 강성 지지자들도 생겨났고 안철수를 중심으로 체제를 갖춰하고 있었다. 그리고 2022년 대선에 안철수는 다시 출마했다. 

 

안철수. 아시아투데이

안철수 지지자들은 유세 현장에서 그를 만나면 이번엔 완주 할 것인지를 묻는다. 워낙 중도 포기가 많았던지라 지지자들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안철수가 윤석열과 단일화 하기 전에도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의 질문에 마라톤 3번 완주 했으니 이번 대선도 완주할거라며 지지자를 안심시켰다.

 

말로는 윤석열과 단일화 없다면서도 국민의힘을 향해 내내 러브콜을 보내고 있던 안철수였다. 그래서 지지자들도 완전히 그를 믿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3월 3일 새벽 지지자들 조차 모르게 윤석열과 단일화를 결정했다.

 

윤석열과의 단일화는 예견 된 일이었다. 시기가 문제였다. 일각에서는 안철수 X파일을 검찰이 들고 있는데 그것으로 협박 받아 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안철수 X파일은 2012년 박근혜 캠프에서도 흘러나왔던 이야기였다. 내용에는 안철수의 여러 비리들이 담겨 있다는 것인데 언론에 제대로 보도 된 적은 없다. 만약 윤-안 단일화가 이뤄지면 열린공감TV에서 공개한다는 이야기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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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지지자들을 향해 수 없이 대선 완주를 다짐했던 안철수에게 지지자들 조차 상심이 크고 장거리를 달려 재외국민 투표를 마친 사람들은 배신감과 허탈감이 들 정도라고 한다.

KBS1

안철수가 거듭 윤석열과 단일화를 거부하는 동안 단일화를 바랐던 국민의당 중도 보수 성향의 지지자들은 공개적으로 윤석열 지지선언을 했다. 안철수 지지층에서 윤석열로 넘어갈 사람은 이미 다 넘어간 게 마지막 여론조사에 반영 된 것이기 때문에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에는 큰 영향이 없거나 실제 투표에서 안철수 지지층 상당 수가 이재명 측으로 넘어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막은 차차 밝혀지겠지만 이번 안철수의 단일화로 그의 정치 인생은 이제 막을 내리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수 없이 선거 완주를 공언했던 안철수가 지지자들을 외면하고 윤석열과 기습 단일화를 결정하면서 "또철수"라는 이미지가 굳어졌고 지지자들의 배신감을 돌이키는 것도 역부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는 중도 포기의 아이콘이 되면서 이번 대선을 계기로 "거짓말쟁이" 이미지까지 추가로 얻게 됐다.

 

선거가 끝나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할 것이라고 하는데 이것 또한 안철수의 예측하기 어려운 행보 때문에 단정 짓기가 어렵다. 합당이 된다면 국민의당 지지 기반이던 중도층은 국민의힘으로 흡수되기는 어렵고 안철수는 국민의힘에서 고립무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차후 지방선거나 선출직 등에서 기존 국민의힘 의원들과 경쟁을 해야하는데 안철수에게 유리한 게 없게 된다. 집안에 가장이 가족을 버리고 나 홀로 남에 집으로 들어간 격이니 안철수는 국민의힘에서 외로울 수 밖에 없다. 다시 창당을 하거나 합당하지 않고 국민의당을 존속시킨다 해도 과연 당원들이 안철수를 믿고 따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게 길 잃은 안철수는 조금씩 잊혀지게 될 것이며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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