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막 오른 더불어민주당 호남 경선, 호남이 선택하는 사람이 승리한다 (25일~26일)

< 이재명, 이낙연 >

2021년 9월 21일 ~22일 광주, 전남 온라인 투표를 시작으로 호남 경선이 본격화 됐습니다. 23일~24일은 광주, 전남이 ARS 투표를 진행합니다. 9월 25일(토) 현장투표를 마치고 광주, 전남의 대의원,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됩니다.

22일~23일은 전북이 온라인 투표를 실시합니다. 그리고 24일~25일(토)까지 ARS 투표가 진행되고 26일(일)에 현장투표를 실시하고 오후에 전북의 대의원,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됩니다.

 

9월 25일, 26일은 호남과 전북의 경선 결과가 결정되는 날로 현재 당내 1, 2위를 다투고 있는 이재명, 이낙연 양측은 어느 때보다 긴장되는 한 주가 될 거 같습니다.

 

민주당에서 호남 투표는 매우 중요합니다. 전국대의원과 권리당원이 가장 많은 지역이기도 하고 호남은 전통적으로 전략 투표를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호남이 선택하면 이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선거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호남의 민심이 얼마나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상대 진영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 차분하게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오전에는 투표장에 가지 않고 오후 늦게 일제히 투표장에 찾아가 투표하게 됩니다.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자정이 다 될 때까지 이회창 후보가 유리한 것이 아닐까하고 잠들었다가 새벽에 역전의 반전 드라마가 펼쳐진 것입니다.

 

2002년엔 호남에 연고도 없고 당내 비주류였던 노무현이 호남에서 1위를 할 거라고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당시엔 한화갑이 호남 출신으로 가장 유력하지 않겠나 예상했습니다. 이인제는 오래 정치를 해왔으니 인지도면에서 2위 정도를 예상했습니다.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니 결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경선 순회연설을 하면서 노무현의 진심을 호남은 읽은 것이죠. 또 그만큼 호남은 개혁에 대한 의지가 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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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에서도 광주, 전남, 전북은 김대중, 노무현 후보에게 90% 이상 몰표를 주면서 경선에서 선택한 후보는 끝까지 밀어줬습니다. 호남이 당심과 민심이 거의 동일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호남 경선이 본선 만큼이나 중요하게 된 것입니다. 세월이 흘러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정치 지형도 조금씩 변하면서 지역에 따라 진보, 보수 진영이 뚜렸했던 과거와 다르게 조금씩 균형이 맞춰지고 있지만 호남의 진보 진영 쏠림 만큼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호남 민심이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는데 대해서는 호남의 아픔을 먼저 이해해야 할 것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구 감소로 인해 지역 소멸위기가 가장 심각한 곳이 호남이기도 합니다. 노무현의 행정수도 이전 등 지역균형발전 시도는 여러 정치적 저항에 부딛혀 반쪽이 되고 말았습니다. 외부 인구 유입이 거의 없고 출산률도 낮아 세대교체 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호남의 전략적 투표는 어쩌면 살아남기 위한 최후의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라는 산업화시대를 맞아 경제 호황이라지만 양말공장, 신발공장 변변치 않아 먹고 살기 위해 부산으로 서울로 떠나야 했던 호남이 아니었던가요.

 

시대의 애환을 담은 남행열차, 목포의 눈물 같은 유행가도 있지만 지금까지 호남은 제대로 위로 받은 적이 없습니다. 일제시대 수탈의 대상이었고 전쟁이 끝난 후에는 바다를 매워 그 위에 판잣집을 짓고 살아야 할 만큼 시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몸으로 맞아야 했던 곳이죠. 5.18은 말 할 것도 없습니다.

 

이재명, 이낙연 과연 호남은 누구를 선택하게 될지 아직은 모르지만 만약 누가 되더라도 부디 호남을 전략적 선거 지역구로만 생각하지 말고 진심으로 호남 발전, 그리고 호남의 아픔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봅니다.